이런 영화는 딱 질색인데, 이 영화는 계속 보게 되네.
고된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잠자리에 누워서 TV를 켜고 영화채널을 쭉 돌려보는데 "더 큐어"라는 영화가 막 시작하길래,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참고로 필자는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영화를 정말 싫어하는 편이다. 싫어한다기보다는 무서워한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공포, 스릴러 영화를 본 뒤에 남는 잔상이 생각보다 오래가서 보지 않는 편이다. 내 포스팅을 많이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필자는 항상 희망을 주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모험을 주제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 잔상보다는 여운이 남는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각의 영화마다 영화에서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굳이 잔인함 가운데서 그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공포, 스릴러 영화를 너무 무서워하는 필자이다. 반면, 아내는 공포, 스릴러, 미스테리 장르를 너무 좋아한다. 아내가 제일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드라마 류의 감동적인 영화이다. 바로 감동적인 영화를 하면 TV 채널을 돌려버리는 무서운 아내. '더 큐어'를 볼 때도 나는 진짜 백 번, 천 번이고 채널을 돌리고 싶었으나 이미 아내는 이 영화에 꽂혀서 (TV 편성표로) 장차 3부로 나눠져 있는 이 긴 영화를 끝까지 같이 보게 되었다. 근데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기에, 그리고 충분히 그 내용을 나눌만한 가치가 있기에 리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리뷰라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의 등급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기에 전체적인 부분을 다루고 필자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으로 포스팅을 진행해보려고 한다.
본 영화를 무섭게 만드는 것들
상상을 초월하는 스토리, A Cure for Wellness
'더 큐어'의 감독은 '캐리비아의 해적 시리즈'의 감독으로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고어 버빈스키'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험류의 끝판왕 격인 '캐리비안의 해적'을 만든 감독이 이런 무시무시한 영화를 만들다니!"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다. 이 영화의 원제는 "A Cure for Wellness"이다. 감독은 이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 '건강을 위한 치료'라고 해석할 수 있고, '건강한 사람을 위한 치료'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영화가 전자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후자의 의미로 마무리되는 것을 보게 된다. 정말 거대하고 큰 한 요양병원에 많은 사람들이 입원해있다. 이들은 '건강을 위한 치료'를 받기 위해 희망을 품고 이곳에 온 것이다. 이 요양병원의 수장인 폴머 박사는 이곳에 입원한 사람들을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는 것 같다. 하지만 록하트(데인 드한)는 뭔가 수상함을 느끼고 병원 곳곳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마주한 진실은 이 많은 사람들을 이용해 결국 폴머 박사의 건강을 위한 치료를 해왔다는 것이다. 요양병원에 들어온 자들 모두는 결국 폴머 박사를 위한 희생제물인 것이다. 폴머 박사는 과연 어떤 사람 일까? 그리고 록하트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전체적인 톤을 다운시킨 화면과 질감
이 영화가 정말 무서운 것은 단순히 스토리 때문만은 아니다. 그 스토리를 가시적으로 구현해내는 영상기술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필자가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톤을 다운시킨 화면 색감과 더불어 질감이다. 그렇다, '질감'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화면으로 보면서도, 그 습하고 만지기 싫은 질감이 느껴졌다. 이것을 어떻게 구현해낼 수 있었을까? 이것들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뭐 이런 더러운 영화가 있어?"라고 말하면서 채널을 돌려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영상기술은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리고 더더욱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무서운 소재, 무서운 CG를 넣는다고 무서운 것이 아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당장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이다. 그것이 뭔지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세뇌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영화에서 폴머 박사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요양병원에 있는 모든 환자를 자기가 다루기 쉬운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약물을 계속 사용하고, 정신적으로 계속 세뇌를 함으로써 정말 사람들을 한순간에 무기력한 바보로 만들어버린다. '가스라이팅'도 이런 가스 라이팅이 없다. 육체적이고 정신적으로 이뤄졌던 지속적인 가스 라이팅은 가스 라이팅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래를 꿈꾸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이 비단 영화만의 이야기일까? 필자가 공포스럽고 혐오스럽고 무서운 장면을 참아가면서도 이 영화를 끝까지 보고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말을 하고 싶어서이다. "가스 라이팅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우리도 모르게 가스 라이팅을 하는 가해자가 될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하라." 누가 한 사람을 위해 헌신하고, 도와주고, 상의하고, 가르침을 주는 것을 가스 라이팅이라고 하겠는가? 결코 아니다. 가스 라이팅이란, 가해자 스스로를 위해 피해자를 세뇌시켜 지배력을 가지려고 하는 가해자가 행하는 범죄이다. 필자가 생각해보기로는, 우리는 가스 라이팅의 가해자요, 동시에 피해자의 위치에 있을 확률이 높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아니면 의도적으로 스스로를 위해 다른 사람을 조정하려고 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세뇌와 명령의 의도는 남을 위함이 아닌 오직 가해자 자신의 유익 때문이다. 이런 더러운 가스 라이팅적인 기질을 버려야 할 것이다. 반대로 자신도 모르게 피해자가 되어 이미 세뇌당하고 있을 수 있다. 어디에 갇혀있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조차 못하는 영화 속 대사로 표현하면, "여기가 이렇게 좋은데, 뭐하러 다른 곳을 가나요?". 자신은 빛을 잃어가고, 죽어가고 있는데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대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정말 행복한가? 죽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그것도 모르고 '좋다'고,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빨리 정신 차리고 벗어나라. 지금까지 불쾌한 내용들이 많았지만, 여러모로 생각해볼 것이 많았던 영화 '더 큐어'였다. 더 큐어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무서운 영화, 공포 및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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