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싸늘하게 만들어줄 탈출영화 딥워터
무덥고 습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가끔 내리는 비가 반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곧 뜨거운 햇볕 아래 푹푹 찌는 날씨로 변하고 만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주말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당신은 좋은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무더운 여름을 아주 시원하다 못해 싸늘하게 만들어 줄 영화 한 편 감상해보는 것은 어떤가? 여기 무더운 여름을 날려버린 탈출 영화가 있다. 극한의 상황에서 펼쳐지는 '극한 탈출 액션'영화, '딥워터(Deep Water)'이다. 본 영화는 스웨덴 출신인 '요아힘 헤덴(Joachim Heden)' 감독이 제작한, 러닝타임 81분의 짧고 강한 영화이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여행을 떠난 자매의 이야기
사이좋은 자매 '이다'와 '투바'는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해안으로 겨울 다이빙을 나선다. 깊은 심해에서 즐겁게 다이빙을 즐기는 자매. 그 즐거움도 잠시 근처 해안에서 바위가 떨어지고, 그 바위에 동생 투바의 하체가 깔리게 되면서 깊은 해저에 갇히게 된다. 언니 '이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지상과 해저를 오가며 도움의 손길을 구해보지만, 인적인 드문 해안마을인지라 보이는 사람도 없고 겨우 찾아낸 민가에서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집을 지키던 사나운 개에 허벅지를 물려 부상을 입은 이다. 그녀는 과연 동생을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여분으로 가지고 있던 산소통을 떨어뜨리면서 산소통의 밸브가 고장 나고, 희박한 산소로 동생을 구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언니의 노래에도 동생을 짓누르고 있는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때 언니 '이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은, 지상에서 잠시 사용했었던 '타이어 수리용 폼 스프레이'. 그녀는 바로 폼 스프레이를 가지고 다시 바다로 뛰어든다. (일련의 과정은 직접 영화로 보시길 추천드린다.) 가까스로 동생을 바위틈에서 구조했지만 잠수병에 걸린 언니 '이다'는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하고, 압력으로 인해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가 나고 의식을 잃는다. 동생 투바는 언니를 어렵게 구조해 지상 위 바위에 눕힌다. 저 멀리 들리는 헬리콥터 소리에 투바는 자신들의 위치를 알리고, 곧 '이다' 또한 희미하게 의식을 찾게 된다. 결국 탈출에 성공하는 자매의 눈물겨운 이야기가 바로 영화 '딥워터'의 스토리다.
짧은 81분의 시간동안 경험하는 극강의 몰입감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뒤늦게 회자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81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극강의 몰입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바닷속의 상황들을 리얼하게 표현했고, 특히 산소호흡기로 뿜어져 나오는 공기들이 모습과 리얼한 사운드가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상당한 긴장감에 놓이게 한다. 또 언니 '이다'가 계속해서 산소의 잔량을 체크하면서 영화 내내 초조해하는 모습도 긴박함을 더한다. 필자 또한 아내와 함께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혼잣말을 계속하게 되었다. "아, 제발 사람이 있어라.", "아, 제발 이번에는 성공해라." 계속해서 될 듯, 될 듯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 상황이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으로 하여금 안타깝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이다. 여느 액션 영화와 같이 누군가에게 인질로 잡혀서 탈출하는 것과는 또 다른 공포가 이 영화에는 있다. 대자연의 어떤 강력한 힘 앞에서 극한의 상황에 놓인 인간, 그리고 그 위기에 놓인 인간을 대자연의 힘을 이겨내며 구출하려는 인간의 노력이 계속해서 충돌하는 상당히 긴박한 영화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 자료를 보니 국내 누적관객은 9,300명으로 상당히 저조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상영관에서의 흥행을 노린 영화라기보단 OTT 서비스로 인한 흥행을 노린 영화라고 생각된다. 당신이 만약 OTT 서비스 구독자라면, 81분의 짧은 시간 동안 완성도 높고 재미있는 영화를 본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롯 영화관에서 비싼 돈을 지불하며 81분 보고 오기에는 아까울 수 있지만, 집에서 OTT 서비스로 81분에 이러한 퀄리티를 영화를 만난다면 진짜 행운인 일일 것이다. 혹시 이번 주 집에 계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한 번 시청해보시길 추천드린다. 괜히 2-3시간 되는 긴 영화 빠르게 돌려보면서 애매하게 보지 말고 집중해서 딥워터를 완주해보자.
동생을 포기하지 않는 언니, 언니를 포기하지 않는 동생
필자는 영화를 보면서 참 감동이었던 것이,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형제애' 혹은 '자매애'때문이었다. 극 중에서 동생을 구하러 간 언니 '이다'의 산소가 부족한 상황이 찾아오는데, 동생은 자기는 이미 가망이 없으니 자기가 죽으면 언니가 자신의 산통을 이용해 지상으로 탈출할 것을 말한 후 자신이 물고 있던 호흡기를 가차없이 언니를 위해 빼버린다. 하지만 동생이 자신 앞에 죽어가는 것을 그냥 놔두고 볼 언니가 어디 있는가? 언니 '이다'는 숨을 참고 다시 지상으로 올라가 도움이 될 것을 찾아본다. 후에 또 비슷한 상황이 찾아오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잠수병 언니를 동생이 포기하지 않고 지상으로 데리고 올라온 것이다.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기에 둘 다 생존할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자매의 용기와 희생을 두고 생각해볼 때에, 형제라면 당연한 행동이 아닌가 싶다가도 사실 이건은 정말 쉽지 않은 선택이다. 사람의 기질이 다르고, 형제자매간에 가지고 있는 기질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이라도 낙심하고 포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더욱 이러한 극한의 상황에는 말이다. 하지만 영화 속 자매는 서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함께 죽을지언정 끝까지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했다. 혹시 당신은 형제가 있는가? 당신의 형, 누나, 언니, 오빠, 동생과 이 영화를 함께 보고 나눠보길 바란다. "같은 상황에 우리가 처하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부디 여러분의 형제 혹은 자매도 영화 속 그들과 같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희망은 있다. 당신은 형제자매를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붙들고 구하라. 지금까지 극한의 상황에서 탈출에 성공한 '딥워터'를 소개해드렸다. 81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 탈출영화지만, 퀄리티는 꽤 좋다. 넷플릭스에서 감상이 가능하니 이번 주말 즐겁게 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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