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화려한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영화 '비상선언'이 개봉했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과 한재림 감독은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까? 나는 어제저녁 이 영화를 가족들과 함께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는 길이 참 씁쓸했다. 한재림 감독과 배우들이 던지는 메시지가 너무나 명확했기에, 그리고 영화에서 보여준 많은 상황들이 실제로 일어날 법했기에 영화를 본 우리 가족 모두 씁쓸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비상선언'이다.
(본 포스팅은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상선언이 선포되기까지.
한 테러범이 생화학물질을 몸에 숨겨 비행기에 탑승하게 된다. 직장에서 해고된 것에 대한 분풀이로 불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를 선택한 것이다. 그것도 무시무시한 생화학물질, 즉 바이러스를 비행기안에 퍼뜨려서 사람들을 죽이려는 테러범의 끔찍한 계획. 비행기는 출발하고, 테러범은 바이러스가 담긴 캡슐을 비행기에 살포한다. 바이러스는 곧 비행기 안 전체로 퍼지고,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비행기를 운행하는 기장과 부기장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결국 '비상선언'을 선포하게 된다. 과연 비행기 안에 있는 승객들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테러범은 잡히게 될까? 영화 속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게 될까? 이것들은 여러분이 직접 영화를 통해 살펴보길 바란다. 이 포스팅에서는 우리가 생각해 볼 몇 가지를 나눠보고자 한다.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선택과 대응은 어떠한가?
영화를 보면서 감독이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의 선택과 대응은 어떠한가, 합당한가?"이다. 감독은 본 영화에서 절대적 재난앞에서 주저하는 정부의 모습과 자기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들이 허구가 아니라 상당히 현실적으로 와닿았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도 씁쓸한 기분이 가시질 않았던 것 같다. 자신들의 국가에 손해가 되면 위기의 손길을 외면하는 미국과 일본의 모습, 자국민들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정부의 모습, 찬성과 반대로 양극화된 국민들의 모습까지, 영화 속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들은 그 정도가 얕을 뿐이지 이미 이 세상에서 보여지고 있는 모습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바로 한국적 상황을 더 적나라하게 묘사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냐, 소수를 위한 다수의 노력이냐.
영화에서 또 한가지 던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소수를 위한 다수의 노력과 포용은 불가능한가?"이다. 우리는 2020년 초,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이미 위와 같은 것을 경험해왔다. 그리고 후자를 선택했다. (물론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이기주의인 선택을 했던 나라들을 볼 수 있었다.) 소수를 위한 다수의 노력과 포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펜데믹으로부터 조금씩 안정되고 있음을 본다. 절대적인 재난 앞에서 서로를 돕지 않으면 다 죽을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서로를 돕지 않으면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모두가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큰 그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사람과 사람의 관계 가운데서도 적용된다. 소수에게 희생만을 요구할 수도 없고, 다수에게 포용만을 요구할 수도 없다. 핵심은 소수와 다수가 서로의 의견을 공론장으로 가지고 나와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소수와 다수, 모두가 수긍할만한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흥행할 수 있을까?
비상선언을 보고난 뒤 들었던 생각은 '이 영화는 흥행을 목적으로 한 영화가 아닐 것이다'였다. 가진 주제가 너무나 무겁고, 또 담고 있는 메시지가 그렇게 기분 좋은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에 개봉일이 좀 지나면 입소문을 타고 '재미'에 대한 부분이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이미 많은 사이트에서 별점이 6점대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한 줄 평을 보니, 다들 '재미'가 없고, 뒤로 갈수록 따분하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는 흥행이나 재미로 보는 영화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한다. 사람들과 사람들이 모인 국가의 민낯을 고발하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손익을 따지는 동물인지 알고 싶다면 이 영화만큼 좋은 것이 없을 것이다. 넷플릭스의 '돈 룩업'도 비슷한 부분을 고발하고 있으니 엮어서 감상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배우들의 연기는 너무 좋았다. 특히 이병헌과 송강호, 전도연, 임시완, 김남길 등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흠잡을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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