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가 될지도 모를 이야기.
오늘 함께 살펴볼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돈룩업'(Don't Look Up)이다. 영화는 아주 심플하다. 랜들 민디 박사와 제자 케이트 디비아스키는 혜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충돌 시 지구는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남은 시간은 이제 고작 6개월이다. 둘은 이 사실을 다방면으로 알려보지만, 사람들은 놀라기는커녕 태평천하이다. 과연 지구의 운명을 거머쥔 이 둘은 6개월 안에 지구의 멸망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가 정말로 와닿는 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천문학적인 문제, 즉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출동하게 되어 6개월 안에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이러한 상황 설정에 따른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될 때면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던지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를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 주어진 6개월의 시한부 선고. 당신에게 6개월의 삶이 남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의 명언이 생각난다. "비록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여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우리 또한 스피노자의 말대로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하는 것일까? 영화 '돈룩업'에는 자기 자신만의 사과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각자의 방식과 생각이 달라서 문제가 될 뿐이다.
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수만개의 시선.
우리에게 '돈룩업'에서의 상황이 똑같이 벌어진다고 생각해보자. 믿을 수 없는 사실 앞에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필자가 '돈룩업'을 보는 내내 입 밖으로 내뱉었던 말이 있었다. 그 말은 바로 "이 상황에서 이런다고?"였다. 지구의 운명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의 사과나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6개월 후면 사과나무밭이 통째로 없어질 것도 모르고, 서로의 이익을 따라 자신의 사과나무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철저한 개인주의 앞에서 '연대'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대통령은 지구의 멸망 이슈를 나름대로 선거에 이용해서 대통령 직을 유지하려 하고, TV쇼 진행자는 지구의 멸망 이슈로 흥행을 노리려 한다. 진지하게 멸망과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은 오직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뿐이다.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하늘을 보라는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돈룩업(Don't Look Up)"을 외치고 있을 뿐이다. 자신들의 사과나무를 위해 랜들 민디 박사를 이용하는 사람들. 대통령도, TV 앵커도, IT기업의 CEO도 모두 사실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의 사과나무, 자신의 밥그릇에만 집중하고 있다. 랜들 민디 박사는 그저 수단일 뿐이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같은 문제를 바라보고 있어도 사람마다 각자의 생각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 문제가 지구의 멸망이라도 말이다. 본질적인 문제에는 애써 눈을 감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6개월 후면 죽는 판국에 '살아있는 것'보다 무엇이 더 중요하겠는가? 죽어서 대통령이 된다한들, 유명 IT기업의 CEO가 된다한들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돈룩업(Don't Look Up)", 하늘을 보지 않는 자들에게는 본질적인 문제를 볼 수 있는 눈이 없다. 단지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갖게 되면 만족하는 그들의 탐욕에 경종을 울리는 영화가 바로 '돈룩업'이다.
불편한 소식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는 어떠한가?
'돈룩업'을 정말 재미있게 보면서도 한편으로 씁쓸한 것은 우리들의 모습이 그대로 풍자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불편한 뉴스, 불편한 소식들에 대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떠한 태도를 취하는가 궁금하다. 필자도 진짜 불편한 뉴스를 볼 때에 귀를 닫고, 신경을 끄고 아예 관련된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그 불편한 뉴스 때문에 '내 기분'이 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 속이 편한 게 제일 아닌가?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된 것은, 불편한 소식과 뉴스들을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 가만히 한 번 생각해보자. 결국 불편한 뉴스는 그 뉴스를 불편해하는 당사자들이 행동하지 않으면 바꿀 수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불편함을 못 느끼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한다. 아니 바꿀 필요를 못 느낀다. 그러므로 우리가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꼴 보기 싫은 뉴스 혹은 불편한 뉴스라고 한 번 곱씹어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내가 할 일이 없더라도 나는 이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정리해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위의 포스터에 나와있듯, 이 영화는 충분히 '실화가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이다. 아니 이미 실화일지도 모른다. 지구에 운석이 떨어지지만 않았지, 우리 주위에 그것과 다르지 않은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21세기에 벌어지는 전쟁, 기근으로 인한 죽음, 지구온난화 등의 환경변화로 생기는 자연재해,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까지 우리에게 "돈룩업"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당신의 선택만 남았다. 여러 문제 앞에 "돈룩업"을 외치며 모른 체 할 것인가?, 아니면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책을 찾을 것인가? 여러모로 생각할 것이 많은 영화 "돈룩업"이었다. 넷플릭스에서 편하게 감상하실 수 있으니 시간 나실 때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린다.
'부스터 무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칸토] 누구에게나 능력은 있다.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즐거운 뮤지컬영화. (0) | 2022.07.12 |
---|---|
[모아나] "난 언젠가 떠날거야!",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 보는 영화.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0) | 2022.07.11 |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해리슨 포드 주연, 인디아나 존스와 외계인이 만나다. (0) | 2022.07.10 |
[완다비전] 최악의 마녀, 스칼렛 위치가 등장하다. 디즈니플러스 추천작. (0) | 2022.07.10 |
[범죄도시] 마동석 주연, 윤계상의 명대사 "혼자왔니?". 실화를 바탕으로한 화끈한 범죄 액션. (0) | 2022.07.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