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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터 설교집

창조의 완성과 하나님 나라의 쉼(안식) (창 2:1-3)

by 부스터온 2024. 10. 13.

2. 안식: 창조의 완성과 하나님 나라의 쉼

설교본문(창세기 2장 1-3절)

1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2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3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서론 : 현대 사회의 쉼 없는 삶과 안식의 필요성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경제와 직결된 한국의 노동 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되고, 쉼을 누리기 어려운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최근 뉴스를 보면, 과로로 인해 건강을 잃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안식’은 먼 옛날의 개념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첫 부분에서 하나님께서 일곱째 날에 안식하신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창조의 완성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안식을 창조 질서의 일부로 삼으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줍니다. 오늘 우리는 창세기 2장 1-3절을 통해 안식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를 깊이 있게 살펴보며 우리 삶에서 진정한 쉼을 어떻게 누려야 하는지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본론: 하나님 나라의 안식

1) 안식은 창조의 완성입니다.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니라”(창세기 2:1).

 

하나님께서 여섯째 날에 모든 창조를 마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다는 선언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서, 창조가 완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이루다(כָּלָה, kalah)라는 히브리어는 끝마치다, 완성하다를 뜻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창조가 온전히 이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후, 이제 그 모든 창조의 과정이 완전하고 흠없이 끝났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최근 신학적 해석에서는 이 안식을 단순한 창조 행위의 마무리가 아니라, 창조 질서의 완성과 통치의 시작으로 봅니다. 하나님이 모든 창조를 완성하신 후 그분의 통치를 선언하신 것입니다. 안식은 하나님이 창조 세계의 주인이자 통치자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입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의 관점에서, 안식은 단순한 육체적 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 땅에 주신 통치와 질서 안에서 누리는 참된 평화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안식하셨다는 것은 그분이 더 이상 창조 활동을 하지 않으셨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분의 창조 질서가 완전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짐을 보여줍니다. 칼 바르트는 이를 ‘하나님의 창조의 안식’으로 설명하며, 이 안식은 인간이 그분의 창조 세계 안에서 평화를 누리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 안식의 기초 위에 서 있으며, 우리는 그 안식 속에서 하나님의 평화를 누리도록 초대받았습니다.

 

2) 안식은 하나님의 축복과 거룩함의 선언입니다.

“하나님이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셨으니”(창세기 2:3).

 

하나님께서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다(בָּרַךְ, barak)라는 말은 그 날이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게 되었음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일곱째 날을 모든 날 중에서 구별하셔서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여기서 ‘거룩하다’는 카다쉬(קָדַשׁ)라는 말로, 이는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위해 따로 구별된 것을 의미합니다. 안식일은 단순히 인간이 쉬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신 날입니다.

 

신학자들은 안식일이 단순한 휴일이나 노동을 멈추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와 영적 쉼을 누리는 날임을 강조합니다. 신명기 5장 15절에서는 안식일이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해방된 사건을 기억하는 날임을 언급하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자유와 해방을 상징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안식은 단순히 노동의 멈춤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얻는 해방과 구원을 상징합니다.

 

또한, 안식은 인간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그분의 통치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쉬는 것입니다. 안식일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나타내며, 그분의 통치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거룩한 쉼을 잃어버린 채, 쉼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서 영적인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3) 안식은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창세기 2:3).

 

하나님께서 창조를 완성하시고 안식하신 이 사건은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 목표를 향한 예표입니다. 히브리서 4장은 이 안식이 단순한 육체적 쉼을 넘어서, 하나님 나라에서 누릴 영원한 안식을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 세계를 완성하시고, 그분의 통치가 온전히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안식(שָׁבַת, shabbat)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온전한 회복과 평화를 의미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완성은 우리가 이 땅에서 경험하는 잠시의 쉼을 넘어서, 하나님과의 완전한 화목 속에서 누릴 영원한 안식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고난과 불안 속에 살아가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오늘날의 신학적 논의에서 안식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통치와 관련이 깊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고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 나라 안에서의 참된 안식으로 우리를 초대하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는 소망을 얻게 됩니다.


결론 : 안식을 찾는 현대인의 삶

최근 뉴스에서 과로로 인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들은 우리에게 쉼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하나님께서 창조의 완성으로 안식을 제정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분의 창조 질서 안에서 참된 쉼을 찾아야 합니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바쁘고 쉼 없는 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안식 속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마치 시인 김소월의 “산유화”가 고요한 자연 속에서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듯이, 우리는 창조의 완성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주신 안식을 기억하며, 그 안에서 참된 평화를 누려야 합니다.

 

결단기도

사랑의 하나님, 주님께서 창조의 완성으로 안식을 주셨으나, 저희는 여전히 쉼 없는 삶 속에서 지쳐가고 있습니다. 하나님, 저희가 이 세상에서 수고하며 살아가는 동안에도, 주님께서 주신 안식을 기억하게 하소서. 주님이 안식 속에서 창조 세계를 바라보시며 기뻐하셨듯이, 저희도 하나님의 평안 안에서 그분의 손길을 느끼고 감사하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안식 속에서 저희의 마음이 회복되고, 하나님 나라의 평화를 누리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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