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조와 인간 : 하나님의 형상으로의 부름
설교본문(창세기 1장 1절, 1장 27-28절)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7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서론 : 창조 안에 숨겨진 하나님의 섭리
최근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이슈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상기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업과 산업의 불안정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 생태계의 불균형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단순히 우리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창조물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창세기의 첫 구절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본질과, 특히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목적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창조의 목적을 다시 깨닫고, 하나님 나라의 일원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를 소망합니다.
본론 : 하나님의 창조와 인간의 본분
1) 하나님은 창조의 주인이십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세기 1:1).
성경의 첫 번째 구절은 성경 전체의 기초가 되는 구절입니다. “태초에”라는 말은 시간의 시작을 의미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을 선포합니다. 창조하다(בָּרָא, bara)는 히브리어에서 오직 하나님께만 사용되는 창조적 행위로, 인간이 만들어낼 수 없는 절대적 창조를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은 피조물이 아니며, 만물의 기원과 근본이십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주권을 명확히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모든 존재는 그분의 의지와 계획에 따라 창조되었습니다. 최근 신학적 견해는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단순히 과학적 설명이 아니라, 신학적 선언으로 받아들입니다. 과학적 해석을 넘어서, 창조는 하나님과 피조물 간의 관계, 그분의 통치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의 관점에서 창조는 하나님의 통치가 처음으로 드러난 사건입니다. 하나님이 창조주로서 이 세상에 주권을 행사하시며,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하나님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단순히 옛날에 한 번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사건입니다. 칼 바르트와 같은 신학자들은 하나님이 지금도 피조세계를 보존하고 다스리시는 창조적 섭리의 하나님이라고 설명합니다. 창세기 1:1은 단지 과거의 사건을 넘어, 현재와 미래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주권을 포함하고 있는 구절입니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선언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 세상은 우연이나 무질서한 힘의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분의 뜻에 따라 창조하신 질서 있는 세계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창조 목적을 실현하는 일원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상을 돌보고, 하나님의 질서를 따라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2)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세기 1:27).
형상(צֶלֶם, tselem)이라는 단어는 성경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고대 근동에서 형상이라는 단어는 주로 왕이나 신을 대표하는 조각상이나 동상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성경에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선언은 인간이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대표하고 그분의 성품을 드러내는 존재임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셨다는 것은 인간이 그분의 성품, 사랑, 공의, 자비 등을 반영해야 함을 나타냅니다.
원어적 의미를 더욱 깊이 살펴보면, ‘형상’은 인간이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도록 창조된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는 하나님을 대리하여 이 세상을 다스리고, 그분의 뜻을 이루는 존재로서 부름 받았습니다. 최근 신학적 논의에서도, 하나님의 형상은 단순히 인간의 외적 모습이나 지적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도덕적 책임과 관계적 능력, 즉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모습을 포함한다고 봅니다. 특히 나사렛 예수 연구에서 강조하는 바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하나님 형상의 완전한 구현체라는 점에서, 우리는 그분을 닮아가도록 창조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의 관점에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인간이 그분의 통치를 반영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일원으로서 그분의 질서를 회복하고,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단지 미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구현되어야 하는 현실입니다.
3) 하나님의 명령: 생육하고 번성하십시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세기 1:28).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첫 번째 명령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생육하다(פָּרָה, para)는 단순히 자녀를 낳고 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을 넘어서, 하나님의 축복 안에서 번성하고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상징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서 하나님의 대리인으로서 그분의 통치를 실현하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땅을 보존하고 돌보며, 하나님의 통치를 드러내는 존재로 살아가야 합니다.
원어적 주해에서 ‘정복하라’는 말은 인간이 자연을 폭력적으로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창조 질서를 지키고 보존하는 책임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창조의 일원이자 관리자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최근 환경 신학에서도 이 본문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책임 있게 다루고,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사명임을 강조합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창조 세계를 돌보고, 그분의 명령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축복하시고, 그분의 창조 세계를 잘 다스리도록 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통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이 세상에 온전히 드러나는 삶을 살아가라는 명령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명령에 따라 창조 세계를 돌보고,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서 온전히 실현되도록 해야 합니다.
결론 : 하나님의창조를 돌보는 우리의 책임입니다.
최근 지구 환경 문제와 관련된 국제 뉴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세계는 결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기억하며, 창조의 질서를 보존하고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마치 시인 윤동주의 “서시”가 우리에게 하늘을 바라보며 부끄러움 없이 살아야 한다고 외쳤듯이, 우리도 하나님 앞에서 창조 세계를 맡은 자로서 그분의 뜻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야 합니다.
결단기도
사랑의 하나님, 저희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이 세상을 다스릴 책임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 책임을 망각하고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온전히 돌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시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저희 삶 속에서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저희의 삶을 통해 창조의 질서가 회복되게 하시고,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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